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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제는 스승이 손을 잡아주는 것이요, 해제는 스스로가 스스로를 의지해서 걸어가는 것입니다. (법전스님)  
 
소개글
                     미래사/통영
새벽산사,
한 생명의 근원이 고요 청정 평화의 삼매에 듭니다.
지극한 아름다움은 지극한 진실입니다.
이제 산빛 물빛 닮은 순수한 마음의 손길을 내밀어  산문의 빗장을 열고 새벽숲길의 투명한 빛을 맞이합니다.
이 길은 문이 없는 길이므로 모두가 오는 길이며, 모두가 가는 길입니다.
한 생각 고요히 내려 놓고, 참사람의 향기로 살고자 하는 모든 벗들에게 이 길은 늘 열려 있습니다. (대흥사 ‘새벽숲길’ 초대의 글 중에서)


‘열심히 일한 당신. 이젠 떠나라. 산사로!’
평소 금요일 밤이면 습관처럼 늦게까지 직장 동료들과 술자리를 벌여야 한주가 다간 듯한 느낌을 받던 것도 이젠 옛 이야기 같다. 주5일 근무제가 정착되고 있는 요즘, 주말은 이제 ‘일상의 탈출구’인 동시에 생산을 위한 재충전의 기회로 거듭나고 있다.
집에서 낮잠을 자거나 TV를 보면서 토요일을 보냈던 아빠들도 이제는 자기 개발이나 운동, 취미 생활로 활기찬 시간들을 보내고 있다. 직장인들은 토요 휴무제가 실시되면서 스스로 생활의 변화를 만끽하고 일요일엔 차분하게 주중계획을 세울 수 있어, 하루 더 쉴 수 있는 여유가 인생에 큰 자산이 된 셈이다.

여가의 패턴에도 큰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무엇보다 ‘일 우선 이데올로기’의 폐해를 극복하고 일과 여가의 조화를 모색함으로써 삶의 균형감각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 특히 주말의 여행 패턴에 상당한 변화가 발생했다. 여행기간을 가장 길게는 금요일 퇴근 후 떠나 월요일 출근을 앞두고 도착하는 3박 여행 상품이 생길 정도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자아개념의 확대를 특징으로 하는 현대사회에서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성찰이 보다 심층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느낌이다.

불교, 특히 선에서는 마음을 쉴 것을 강조한다. 어떤 이가 진정으로 마음을 쉬고 있다면, 그것이 곧 도(道)를 닦음에 다름 아니라고 말한다. 진정한 휴식이란 휴식하는지조차 모르고 쉬는 것을 말한다. 마음을 쉬는 것이 왜 도를 닦는 것인지는 당나라 때의 황벽(?~850) 선사가 자세히 밝히고 있다.
“보고 듣는 것은 마치 허깨비 같고, 생각하고 느끼는 것이 바로 중생이니라. 조사문중에 있어서는 오로지 마음을 쉬고 알음알이를 잊는 것을 논할 뿐이다.” “도를 배우는 사람이 부처가 되려고 한다면 불법을 모조리 배울 것이 아니라 오직 구함이 없고 집착이 없음을 배워야 한다.”(전심법요)
몸과 마음을 비우는 일이 왜 중요한 것인지를 알려주는 또다른 일화가 있다. 6.25 한국전쟁이 끝나고 나서 얼마 되지 않을 때였다. 현대의 고승인 경봉(1892~1982) 스님이 나무토막에 붓으로 글씨를 써서 시자에게 내밀며 말했다.

“너 이것을 변소에 갖다 걸어라.”

경봉 스님이 내민 팻말에는 각각 ‘휴급소(休急所)’와 ‘해우소(解憂所)’라는 글자가 쓰여 있었다. 스님은 휴급소는 소변 보는 곳에, 해우소는 큰일 보는 데 내걸라고 했다. 근심 걱정 버리고 가라는 이 해우소라는 말을 절집에 등장시킨 사람이 바로 경봉 스님이었던 것이다.

“이 세상에서 가장 급한 것이 무엇이냐. 자기 자신이 누구인지를 찾는 일이야. 내가 소변 보는 곳을 휴급소라고 한 것은 쓸데없이 바쁜 마음 그곳에서 쉬어가라는 뜻이야. 그럼, 해우소는 뭐냐. 뱃속에 쓸데없는 것이 들어 있으면 속이 답답해. 근심 걱정이 생겨. 그것을 그곳에서 다 버리라는 거야. 휴급소에 가서 다급한 마음 쉬어가고 해우소에서 근심 걱정 버리고 가면 그것이 바로 도 닦는 거지.”

이 일화는 일반인이 쉽게 이해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한 경봉 스님의 방편설법을 잘 보여준다. 경봉스님은 세상사에 고민하는 신도들에게는 “늘 근심 걱정만 하고 살 바에 무엇하러 어머님으로부터 나왔느냐. 좀 근심스럽고 걱정되는 일이 있어도 털어버려라”고 권유했다. 그는 “일상 생활이 그대로 불법(佛法)이고 도다. 밥하고 옷 만들고 농사 짓고 장사하는데 도가 있다. 하루 한 시간은 자기 ‘주인공’을 찾는데 전력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던 것이다.
산사는 이처럼 다급한 마음을 쉴 수 있는 체적의 장소이다. 맑은 공기와 푸른 숲속에서 산림욕까지 가능하니 몸마저 쉴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산에 절이 있다고 하는 것은 종교를 떠나 우리 사회의 정신문화 차원에서 매우 깊은 의의를 지닌다. 절이 산에 있으므로 산이 지켜지고 자연과 정신이 하나로 조화되고 사람들은 산과 절에서 마음의 안식처를 삼을 수 있는 것이다.

이제 여가는 단순히 ‘노는 시간’이 아니라 자아개발을 위한 기회로서 자신를 되돌아보는 ‘성찰의 시간’이 되고 있다. 사찰을 답사하는 여행이나 산사 수련회에서 불교를 처음 접하는 초보자들은 자연 속에서 명상하는 것만으로도 차분해지는 자신을 느낄 것이다. 일과 생활에 지쳐있는 시민들은 기본적인 사찰 예절과 수행법을 배우고 편히 쉴 수 있는 것만으로도 삶을 되돌아보는 기회를 갖게 되고 전통 불교에도 친숙하게 될 것이다. 앞으로 주말여가문화가 정착되어 여행 산업이 발달할수록 불교 전통문화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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